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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지혜 김장독

월드와이드 2012. 3. 18. 21:39


시골에서 김장을 담글 때면 김장독을 땅에 묻은 뒤 속을 넣은 배추김치 수십 포기를 차곡차곡 쟁여 넣고 우거지로 덮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놓은 다음에야 뚜껑을 덮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여기에는 선조들이 오랜 경험으로부터 터득한 김치를 맛있게 오래 보관하기 위한 과학적 원리가 깃들어 있다. 우선 우거지로 덮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놓으면 김치 속으로 공기가 거의 스며들어 가지 않기 때문에 공기를 싫어하는 유산균이 잘 자라 김치가 맛있게 익는다. 그리고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류코노스톡(Leuconostoc)’이라는 유산균인데, 이 유산균은 처음 김치를 담글 때 ㎖당 1만개 정도에 불과하나 김치가 익으면 1㎖에 6천만 개까지 늘어난다. 또한 영하 1°C정도를 유지시키면 류코노스톡균은 ㎖당 1천만 개 이상의 개체 수를 유지하며 4개월까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12월∼2월은 땅속 30㎝ 지점의 평균 기온이 영하 1°C 정도다. 김장독을 땅에 묻는 환경은 류코노스톡 균이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김치가 맛있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