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나 염색체 이상 등의 요인에 의해 발현되고 유전되는 질환을 유전병이라고 한다.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우성인 경우 부모 중 한쪽이라도 해당 유전병을 지니고 있어 이 유전자가 자식에게 전달되면 자식에게도 유전병이 나타난다. 이와 달리 열성인 유전자에 의해 나타나는 유전병인 경우 부모가 모두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자식에게 전해질 때만 자식에게 유전병이 나타난다. 부모가 각각 유전병을 일으키는 열성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때 부모세대에는 해당유전병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그들의 자식 대에서는 열성유전자끼리 결합해서 유전병이 발현될 수 있다. 이때 열성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야 하기에 해당 유전병이 나타날 확률은 아주 낮다. 그런데 만일 부모가 서로 가까운 친척간이어서 공통의 조상에게서 특정 유전병의 유전자를 각각 받았을 경우 그들의 자식은 그 병에 대한 유전자가 발현될 가능성이 훨씬 커지게 된다. 실제로 희귀한 유전병은 대부분 근친혼의 산물이다. 따라서 근친혼을 법으로 금지하자는 것은 이러한 생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